사람의 인생을 평가할 때 우리는 흔히 결과부터 바라본다.
얼마나 큰 사업을 일구었는지, 어떤 자리에 올랐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이름을 알렸는지를 기준으로 성공을 판단한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생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출발점부터 살펴봐야 한다.
존 워너메이커(John Wanamaker)의 삶이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처음부터 거대한 기업가였던 사람이 아니다. 어린 시절의 어려움을 견디며 서점 점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남성복 사업에 뛰어들었다. 작은 출발은 시간이 흐르면서 거대한 유통사업으로 성장했고,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사업가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워너메이커의 진짜 위대함은 사업의 규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사업을 통해 얻은 부와 영향력을 교육과 위생, 종교와 사회봉사에 다시 돌려놓았다.
자신의 성공을 자신의 소유로만 여기지 않았던 사람.
그것이 워너메이커의 삶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서점 점원에서 시작된 인생
워너메이커는 어린 시절부터 넉넉한 환경에서 성장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필라델피아에서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했고,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대단해 보이지 않는 출발이다.
하지만 인생의 출발점은 그 사람의 최종 목적지를 결정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출발점에서 무엇을 배우느냐이다.
서점에서 일하면서 그는 책과 사람을 가까이에서 접했고, 이후 자신의 사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고객을 존중하는 태도와 새로운 판매 방식을 발전시켰다.
그가 훗날 거대한 유통기업을 일구게 된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행운 때문만은 아니었다.
작은 일터에서 익힌 경험이 훗날 더 큰 사업을 움직이는 자산이 되었다.
작은 가게를 미국의 유통 혁신으로
워너메이커는 이후 남성복 사업에 뛰어들었다.
1876년 필라델피아에서 시작한 그의 사업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판매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성장했다. 가격과 상품 정보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고객을 존중하는 판매 철학은 당시 유통업계에서 새로운 시도였다.
사업은 점차 성장했고, 워너메이커는 필라델피아의 대형 상업시설을 발전시키며 미국 소매업의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후 뉴욕에도 대규모 매장을 열며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작은 가게가 대기업이 되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워너메이커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관찰하고 기존 방식에 안주하지 않았다.
사업의 본질을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으로 보지 않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일로 바라본 것이다.
사업가를 넘어 공직자로
워너메이커의 활동 영역은 사업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미국 우정장관을 지냈다.
기업을 운영하던 사람이 국가 행정의 영역으로 들어간 것이다.
사업에서 사람과 조직을 관리했던 경험은 공공서비스를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그가 평생 추구했던 영역은 경제적 성공만이 아니었다.
교육과 종교, 사회복지와 위생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필라델피아의 YMCA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교육과 청소년 사업을 지원하고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힘을 쏟았다.
자신의 부를 개인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만 사용하지 않고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한 것이다.
성경의 지혜를 삶으로 옮기다
워너메이커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는 그의 기독교 신앙이었다.
그에게 신앙은 교회 안에서만 존재하는 관념이 아니었다.
삶의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성경에는 여러 곳에서 나눔과 섬김, 이웃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다.
예수는 마태복음 5장에서 제자들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가르친다.
빛은 자신만 밝히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어두운 곳을 밝힌다.
워너메이커의 삶도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사업으로 성공한 뒤 그 성공을 자신의 울타리 안에 가두는 대신 교육과 청소년, 지역사회와 공공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성공을 축적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성공의 영향력을 사회로 흘려보낸 것이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정신
성경의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태도를 보여준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처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다.
워너메이커의 사회사업 역시 이러한 기독교적 가치와 연결해서 이해할 수 있다.
교육이 필요한 곳에 교육을 제공하고, 청소년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지역사회의 위생과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가 가진 자원을 단순히 '내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내가 가진 것이 다른 사람의 삶을 개선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성공의 일부라고 생각한 것이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성공의 기준
오늘날 청년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간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좋은 직장을 얻어야 하고, 높은 연봉을 받아야 하고, 남들보다 빠르게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그러다 보면 성공을 오직 개인의 성취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워너메이커의 삶은 다른 질문을 던진다.
"내가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가 아니라 "내가 가진 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은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돈을 벌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충분히 성장해야 한다.
실력을 쌓고, 사업을 하고, 전문성을 확보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 목적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가진 능력과 자원을 더 큰 가치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고난은 사람을 작게 만들기도 하고 크게 만들기도 한다
어린 시절의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럽다.
하지만 같은 고난을 경험했다고 모두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고난 때문에 세상을 원망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고난을 통해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워너메이커의 삶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후자다.
자신이 어려움을 경험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
자신이 배움의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사람.
자신이 성공했기 때문에 오히려 사회에 대한 책임을 더 크게 느끼는 사람.
그런 사람이 결국 한 시대에 흔적을 남긴다.
작은 시작을 부끄러워하지 말 것
청년에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어쩌면 이것이다.
출발이 작다고 인생의 크기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서점 점원으로 시작한 사람이 거대한 사업가가 될 수 있다.
작은 사업이 미국 유통업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사업가가 공직자가 될 수도 있고, 다시 사회사업가와 교육 후원자로 살아갈 수도 있다.
인생은 하나의 직업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오늘의 점원이 내일의 기업가가 될 수 있고, 오늘의 학생이 내일의 연구자가 될 수 있으며, 오늘의 작은 사업가가 훗날 수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의 위치를 인생 전체의 결론으로 착각하지 않는 것이다.
성공한 뒤 무엇을 남길 것인가
워너메이커의 삶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자신의 성공을 자신만을 위한 성공으로 끝내지 않은 사람."
그는 사업을 통해 부를 만들었고, 공직을 통해 공공의 영역에 참여했으며, 교육과 종교, 사회봉사를 통해 자신이 가진 것을 사회에 돌려주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은 단순히 성공한 사업가의 이름으로만 남지 않았다.
그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재산의 규모가 아니라 사람을 위해 사용한 영향력이었다.
성경의 지혜는 책 속에만 있을 때 하나의 문장이다.
그러나 그것을 삶으로 옮기면 한 사람의 인생이 되고, 더 나아가 사회의 문화가 된다.
워너메이커의 삶이 오늘날에도 생각할 거리를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작은 자리에서 시작하되 크게 생각할 것.
고난을 경험하되 사람을 잃지 말 것.
성공하되 혼자만의 성공으로 끝내지 말 것.
그리고 내가 받은 빛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비출 것.
인생의 진정한 영웅은 처음부터 빛나는 사람이 아니다.
어둠 속에서 자신의 작은 빛을 지키고, 마침내 그 빛으로 다른 사람의 길까지 밝혀주는 사람이다.
존 워너메이커의 삶은 바로 그 사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역사적 사례다.